양들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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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카테고리 없음 2020. 1. 17. 01:05
므릉의 양들은 정착하지 않는다. 쉼 없이 유회 하여도 다다르지 못할 광활한 초원 되돌아오는 길을 잃은 요란한 풍경을 다독이며, 므릉의 양들은 잠잠히 풀빛 위에 구름을 그린다. 그해 처음 음산한 한기가 불어오던 밤 갑자기 어미 양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목양자는 다급히 공기총을 들고 울음소리를 향해 뛰쳐나갔다. 어미 양을 향해 불을 비추자 늑대가 어린 양을 물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목양자는 도망치는 늑대를 향해 총을 겨누었지만 늑대는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날 밤 달빛은 매정하게 잔잔했다. 날이 밝아오자 목양자는 공기총을 들고 늑대의 흔적을 좇았다. 늑대의 발자국과 어린 양의 핏자국이 멈춘 곳은 늑대굴이었다. 그는 조심스레 늑대굴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가죽만 남은 어린 양의 사체와 늑대 새끼들뿐..